안녕하세요,
최근 SKT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하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 일상 속에서도 보안을 의식한 행동들이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 혹은 민감한 사적 정보가 담긴 화면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공유할 때, 흔히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 등을 통해 특정 부분을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만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안전장치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자이크가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단순히 ‘가렸기 때문에 안 보이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이제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 GitHub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자이크 처리 영상이 어떻게 복원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배경
이 모자이크 복원 프로젝트는 유튜버 "Jeff Geerling"의 실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된 영상이 실제로 얼마나 쉽게 복원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유튜브 영상 일부에 픽셀화된 영역을 의도적으로 삽입한 뒤, 시청자들에게 이를 복원해보라고 도전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놀랍게도 여러 시청자들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이 픽셀화된 영역을 성공적으로 복원해냈고, 그 과정은 GitHub를 통해 공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실험은 24시간도 안 되어 3명이 성공하였다고 하며, 해당 과정을 깃허브로 공개하였습니다.
- Jeff Geerling 블로그 : https://www.jeffgeerling.com/blog/2025/its-easier-ever-de-censor-videos
de-pixelate_gaV-O6NPWrI (모자이크 복원 - 깃허브)
이 실험에 응답한 참가자 중 한 명인 개발자 KoKuToru는 복원 과정을 직접 구현해 GitHub에 공개했습니다. 그의 프로젝트는 Jeff Geerling의 유튜브 영상 중 일부, 특히 뉴스 영상 속 '포켓 메가(Pocket Mega)' 스타일의 흰색 프레임 안에 픽셀화된(모자이크 처리된) 화면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KoKuToru는 픽셀화된 영역이 영상 내에서 움직일 때마다 픽셀 배열이 미세하게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프레임에서 동일한 위치의 정보를 수집하고 누적·분석함으로써, 모자이크 아래 숨겨진 원래 내용을 점진적으로 복원해낸 것입니다. 특히 건물 외벽이나 텍스트처럼 시각적으로 의미 있는 요소들이 일정 수준 이상 판독 가능한 형태로 복원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작동 방식
해당 프로젝트는 영상 속 모자이크 처리된 영역을 다수의 프레임 정보를 기반으로 종합 분석하여, 그 아래에 숨겨진 원본 이미지를 추정·복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되었습니다. 특히 픽셀화된 셀이 프레임마다 미세하게 변화하는 점을 활용하여, 정보가 누락된 영역을 여러 장면에서 반복적으로 추출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통합함으로써 더 명확한 형태로 복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체 구현은 수동 처리 기반(V1)과 자동화 방식(V2)의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릅니다.
V1: 수동 처리 기반 복원 (manual approach)
- 영상 프레임 추출: ffmpeg를 사용하여 원본 영상에서 약 56개의 프레임을 추출합니다.
- 모자이크 영역 수동 지정: 각 프레임마다 모자이크 영역(윈도우 창)의 위치를 수동으로 설정합니다.
- 셀 그리드 추정: 픽셀화된 셀(격자)의 크기와 위치를 계산하여 각 셀의 중심 픽셀을 식별합니다.
- 픽셀 누적 평균: 각 위치의 셀 중심값을 누적하면서 평균을 계산하여 점진적으로 원래 이미지 형태를 복원합니다.
- 이미지 보정: 누락된 셀이나 흐릿한 부분은 이웃 픽셀 값을 확장(interpolate)하여 보완합니다.
V2: 자동화된 복원 (automated approach)
- 더 많은 프레임 사용: 약 200여 개의 프레임을 활용하여 복원 정확도를 높입니다.
- 창 위치 자동 감지: 엣지 감지 및 밝기 임계값(thresholding)을 통해 창 영역을 자동으로 탐지합니다.
- 자동 누적 및 보정: 픽셀 누적 → 평균화 → 확장 보정의 흐름을 자동으로 실행합니다.
[복원 결과]
비록 완벽하게 원본 이미지를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복원된 결과물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판독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흐릿하게 남아 있던 픽셀 정보들이 누적 분석을 통해 점차 형태를 갖추었고, 그 결과 화면 속 텍스트 요소들이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모자이크 처리만으로는 민감한 정보를 완전히 숨기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대비 방안
민감한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 같은 전통적인 방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처리 방식은 복원 가능성이 높아, 정보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기엔 부족합니다. 오히려 단색 마스킹(예: 검정 박스로 덮기), 콘텐츠 잘라내기(크롭), 해당 프레임에서의 완전 제거처럼 복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민감한 정보를 영상이나 이미지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정보 보안은 사후 조치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해야 할 때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올리는 SNS 이미지나 영상 속에서도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만으로도 민감한 정보를 충분히 가릴 수 있다고 믿었지만, AI와 영상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완벽한 보호 수단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복원 작업에 나선다면, 단순한 픽셀 처리만으로도 상당한 수준까지 원본 정보가 복원될 수 있다는 사실은 콘텐츠 제작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경고 메시지가 됩니다.
최근 발생한 SKT 해킹 사건 또한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놓지 말아야 하며, 단순한 실수 하나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인정보에 대해 다소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만약 유출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자산이나 소중한 정보들을 한순간에 잃게 된다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디지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콘텐츠 하나를 공유하기 전에도 그 안에 민감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은지 꼭 점검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의 보안 습관을 생활화해야 할 때입니다.
이번 사건이 단지 경각심을 넘어서, 모두에게 실질적인 변화와 예방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여러분 모두에게 어떠한 피해도 없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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